태하등대 안 보고 그냥 가면 섭하지예~

2005. 9. 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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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배상용 기자]

▲ 태하등대
ⓒ2005 배상용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부두에서 차를 타고 50분 정도 도로를 따라가다보면 태하라는 동네가 나온다. 기자가 오래 전 태하의 황토굴에 대해 기사를 쓴 적이 있는 바로 그 동네.

1800년대 울릉도를 대상으로 조정에서 공도정책을 펼치던 시절, 정부에서 감찰사를 보내 울릉도를 순시하고 그 증거로 울릉도의 향나무와 황토구미 마을의 황토를 가져갔다는 황토굴이 있는 곳이다.

ⓒ2005 배상용
▲ 갈대사이로 태하등대가 보인다. 평화로운 느낌이 묘한 감정을 자아내게 한다
ⓒ2005 배상용

황토굴로 가기 전, 바로 옆에 산으로 올라가는 조그마한 길이 나 있다. 아스팔트 길이긴 하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울창한 숲과 함께 평탄한 오솔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어 꼬마들과 같이 다녀오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황토굴 입구에서 걸어서 30분 정도면 태하등대까지 갈 수 있으니, 왕복 1시간에 30분 정도 쉬었다 온다고 생각하면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다. 거기에다 50분 정도의 도동에서 태하까지의 차량 이동 시간을 감안한다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여행코스로 생각하면 된다.

▲ 태하등대로 오르는 길 (황토굴 입구)
ⓒ2005 배상용
▲ 태하등대로 오르는 오솔길은 비교적 평탄해 꼬마들을 동반해도 별 무리가 없다
ⓒ2005 배상용

일반 택시관광이나 관광버스로 섬일주를 할 경우 황토굴을 들러보긴 하지만 태하등대까지 구경하려면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필요한 터라, 짜여진 울릉도 육로관광 시간(기본 4시간)에 맞추기는 어려운 게 사실. 때문에 울릉도 육로관광코스에는 태하등대가 빠져 있는 게 대부분이다. 택시로 섬일주를 할 경우도 기사분이 1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웃돈(?)을 조금 엊어줘야 가능한 관광코스이다.

▲ 태하등대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2005 배상용
▲ 멀리 송곳봉(430m)이 보인다
ⓒ2005 배상용

일반 시내버스로도 이용은 가능하니 떠나기 전 시내버스 운행시간을 미리 숙지해 놓는 것도 편안한 여행을 위한 방법일 듯하다.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부두에 울릉군에서 운영하는 '관광안내소'가 있으니 그곳에서 버스 운행시간은 쉽게 알 수 있다.

황토굴 입구에서 30분 정도 오솔길을 걸어올라가면 탁트인 전경과 함께 예쁜 등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아, 이쁘다…'라는 탄성도 잠시, 갈대가 바람에 흩날리며 멀리 추산의 송곳봉이 보이고 공암과 현포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이 연출된다.

▲ 태하등대에서 보이는 공암과 투구봉, 송곳봉, 그리고 현포항
ⓒ2005 배상용
▲ 태하등대의 주위 모습들
ⓒ2005 배상용

이마에 송글 송글 맺힌 땀을 닦고 한 모금 목을 축이고 나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 정말 멋지다… 이렇게 멋진 곳은 여행경비가 좀 더 들더라도… 하룻밤을 더 자고 가더라도… 꼭 보고 가면 좋겠구만…."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울릉도 여행에 불만을 토로하고 떠나는 여행객이 있다면 이곳을 보고 가면 조금이나마 불만이 줄어들텐데….

▲ 구름에 가려진 해, 그리고 갈대..아름답지 않으세요?
ⓒ2005 배상용

울릉도를 신혼여행지로 생각한 예비부부나, 미래를 약속한 연인들이 있다면 태하등대는 꼭 잊지 말고 찾아 보세요. 두 손을 꼭 잡고 태하등대를 오르는 순간 벌어질 일(?)은 책임 못집니다.

/배상용 기자

덧붙이는 글"내고향 명소 소개 응모"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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