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 中國]대담해진 性풍속'바람난 대륙'

2005. 9. 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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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의식 개방이 경제성장 속도 추월"…이혼급증등 사회문제 골머리

베이징(北京)시내 허우하이(後海)공원에 접한 디안먼둥다제(地安門東大街)대로변은 시민들이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일상의 피로를 푸는 거리다. 호수를 끼고 있는 이 공원에는 매일 저녁 무렵이면 많은 중년 남녀들이 춤을 추며 마음껏 흥에 취한다.

얼마 전 이곳에서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일이 목격했다. 20대쯤 돼 보이는 여성이 은밀하게 행인에게 접근해 900위안에 아가씨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며 소매를 끄는 것이었다. 중국 사회의 성 풍속이 급속히 개방되고 있다고 하지만 포주가 베이징 시내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동행한 중국인 친구 말대로 중국 사회가 통째로 바람이라도 난 것일까. 성의식 개방속도가 경제성장을 훨씬 앞지르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었다. 성문화의 개방화 탓인지 최근에는 이혼율마저 자꾸 높아져 사회적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중국인들의 성에 대한 표현과 행동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대담하고 솔직한 편이다. 친분이 있는 한 중국 여기자는 중국말 좀 배우게 여자친구 한 명을 소개시켜 달라는 농담 섞인 요구에 여유 있는 태도로 "당신 허리 튼튼하냐"고 응수한다. 말뜻을 헤아린 끝에 얼굴이 빨개진 쪽은 오히려 농담을 건넨 쪽이 됐다. 능력만 되면 디싼저(第三者ㆍ애인)를 두는 게 사회적으로 크게 흉잡힐 일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도 사랑에 대한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중학 1학년에 재학 중인 한 중국 여학생은 같은 반 한국 남학생에게 친구가 되고 싶고 교제를 통해 한국생활과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건넸다. 이 여학생은 편지에서 처음 본 순간 네가 나의 마음을 빼앗았다며 아주 대담하게 사랑을 고백했다.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에 대학이나 공원에 가면 꼭 후미진 곳이 아니더라도 청춘 남녀들이 진한 사랑표현을 하는 장면이 넘쳐난다. 이런 아베크족들은 심지어 아파트단지 내 벤치에서까지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아슬아슬한 행위예술을 일삼는다. 더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도 있지만 어쩌면 음습한 곳에서 섣불리 어른흉내를 내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건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성은 어찌보면 문란한 것 같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건강한 것도 같다. 분명한 것은 개방화라는 사회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성의식 또한 급속히 열린 사회로 달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한편으로 매춘 알선업자가 사형에 처해지고 희대의 성희소설 금병매가 아직 금서인 나라가 바로 오늘의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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