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한반도 유사시 대비 군사훈련

2005. 8. 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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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18일 중국 산둥(山東)·랴오닝(遼寧)성, 서해 일대에서 사상 첫 중·러 연합군사훈련에 돌입한다. '평화의 사명 2005'로 이름붙여진 이번 연합군사훈련에는 첨단무기와 1만여명의 병력이 동원돼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훈련은 한반도에 긴급상황 발생 시에 대처하기 위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분석돼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 육군 제76 공정사단과 해군 제55 상륙사단, 공군 제37 원정공정대, 태평양함대 상륙부대 등 4개 정예부대원 1800명을 산둥 칭다오(靑島)와 웨이팡에 상륙시켰다.

이들은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대대적인 예행연습을 벌였으며, 18일부터 본격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는 러시아의 TU(투폴레프)-22M, TU-160, TU-95MC 등 중장거리 전략 폭격기와 러시아 최신예 잠수함 10여척, 구축함 등이 대거 파견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훈련이 3단계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1단계는 18∼19일 블라디보스토크와 서해 지역에서 함대 기동훈련이 벌어지며, 2단계인 20∼22일 3일 동안에는 산둥·랴오닝성의 접경지역과 서해에서 대대적인 낙하산·상륙훈련이 펼쳐질 예정이다. 23∼25일 3단계는 첨단미사일을 동원한 훈련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자위대 고위간부의 말을 빌려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군이 한미 연합군에 앞서 북한을 제압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이번 훈련에서 검증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석은 공정부대와 상륙부대가 대거 동원됐기 때문이다. 이들 부대가 동원된 이번 훈련은 한미 연합군의 북진을 억제하기 위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중·러 연합군사훈련이 끝난 후 러시아가 TU-22M 중거리 전략폭격기 등 신형무기를 중국에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훈련명을 '우의 2005'에서 '평화의 사명 2005'로 바꿔가며 양국 간 협력에 두던 무게중심을 역내 평화와 안전 보장으로 옮기려는 노력을 보였다"며 "이번 연합훈련이 장기적으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패권을 노리는 첫 단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편 한국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의 진행 상황에 촉각을 세우며, 훈련 정보를 수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과 관련해 한국의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북한의 급변사태 때 한미 연합군의 이동을 억제하고 최근 미일 군사 강화 움직임을 겨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 박병진 기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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