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김갑수 '치매 연기' 역시 굿!

2005. 5. 1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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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SBS 드라마 ‘토지’는 우리의 어제이자 오늘이다. ‘토지’를 보면 단순히 드라마의 즐거움을 느끼는 재미뿐만 아니라 시대와 인물이 던져주는 우리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수많은 시청자가 ‘토지’에 빠진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어제의 역사와 인물에 빠져들게 해 드라마적 즐거움을 만드는 요소 중 가장 큰 것은 브라운관속 연기자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다. 연기자의 연기가 자연스럽지 못하면 드라마의 흐름이 자주 끊기고 시청자는 드라마에 빠지지 못한다. 종반부로 오면서 ‘토지’ 의 몰입이 자주 방해를 받는다. 왜냐하면 주요한 배역인 양현역을 소화하는 장희진의 연기력 부재때문이다. 그녀가 맡은 양현은 파란만장한 우리 어머니요, 우리의 누이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종과 기생이라는 신분적 굴레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조차 잡지 못하고 그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출산한 뒤 자살할 수밖에 없는 봉순이가 어머니이며, 지식인으로 태어나 식민지적 상황에서 방황하는 상현이 아버지이다. 나면서부터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였지만 어머니가 종으로 일했던 최참판댁의 주인 서희의 손에 자란 다양한 감정의 문양을 드러내야하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장희진은 이러한 아프고 힘든 캐릭터의 분위기조차 풍기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불분명한 발음의 대사, 다양한 상황과 감정의 변화에 조응하지 못한 일관된 어조, 상대 배우와의 연기의 부조화, 시선과 동선의 불안함, 대사와 감정이 따로노는 대사와 표정 연기의 불일치 등은 눈에 거슬린다. 이로 인해 그녀의 연기분이 나올 때에는 드라마의 흐름이 끊기고 시청자들이 드라마 몰입에 방해를 받는 것이다. 연기자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연기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신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드러내 수많은 시청자에게 심판과 평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요즘 신세대 연기자들 중에는 기획사의 힘으로 오락 프로그램이나 뮤직 비디오, 광고 등에 얼굴을 내밀어 연예인이라는 직함을 얻은 뒤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면 연기자가 저절로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로 승화시킨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는 작업은 너무나 많은 노력과 어려움을 수반한다. 그래서 수많은 연기자들이 좌절 하는 것이다. ‘토지’의 이종한PD는 뛰어난 연출가이다. 그가 연기자들에게 가끔 선물한 책이 있다. 바로 연기론의 정립자라고 평가받는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기론이다. 연기자로 나선 장희진이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기론이라는 책에 담긴 연기의 정신과 테크닉을 조금이라도 체득했다면 요즘 ‘토지’에서의 연기는 나아졌을 것이다.[사진 = 권태완 기자 photo@mydaily.co.kr](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언제나 즐거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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