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전국관객 400만 돌파
"친구"의 820만명에 이어 두번째 대박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영화 "말아톤"이 전국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투자ㆍ배급사 쇼박스는 그 시점을 오는 23일께로 보고 있다. 개봉 두달이 채 안되는 시점이다. 주연배우 조승우가 떴고(완전히 떴다), 영화의 모델이 된 배형진씨도 매일같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정작 제작사나 제작자의 이름은 대중에게 생소하다. 시네라인Ⅱ의 석명홍(47) 대표를 만났다.
사실 그가 히트시킨 영화가 "말아톤" 한편뿐이라면 지금의 인지도가 응당하다. 그러나 그는 2001년 전국 820만명을 모은 "친구"의 제작자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친구"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유명해졌는데도 말이다. 왜일까. "글쎄…. 많은 사람들이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오히려 조용히 있었다. 사실 "친구" 때는 모방범죄가 두건이나 일어나 마음 고생도 심했다. 이래저래 조용히 지냈다." 그러나 "말아톤"은 다르다. 스스로는 우정을 강조하고 싶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조폭영화"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친구"와 달리 "말아톤"은 사회가 대대적으로 반기는 영화가 됐다. 자폐증과 장애우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주의 환기를 이뤄낸 영화는 어느새 "가족영화"를 넘어 "국민영화"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 "모두가 도와준 덕분이다. 사실 제작자로서 통쾌함도 있다. 남들은 안될 것이라며 관심을 안 기울이던 영화였지만 난 확신이 있었다. "친구"도 임자를 못 만나 충무로를 돌고 돌던 시나리오였다." 그는 "말아톤"의 개봉 전날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보는 꿈을 꿨다. 알다시피 "큰 일" 꿈은 돈을 의미한다.
석 대표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데 발 아래 물건이 떨어져 그것을 줍다가 그만 더욱 "크게" 일을 벌리는 꿈이었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친구" 개봉 전날에는 호랑이가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꿈을 꿨다고 한다.
"친구"에 이어 "말아톤"이 터졌으니 주변에서는 그가 돈방석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500만 관객이 들 경우 시네라인Ⅱ는 대략 30-35억원을 손에 쥔다. 그러나 "친구"에서 "말아톤"까지 꼬박 4년이 걸렸다.
"다행히 "친구"로 번 돈이 있어 그동안 빚은 안 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 편의 영화를 준비하면서 그 돈은 다 까먹었다. "친구" 때는 사무실도 꽤 괜찮았는데 그사이 이사해 작고 초라하다. 이제 "말아톤"의 수익금으로 또다시 새로운 영화를 개발해야 한다." 대구 출신인 석 대표는 20여년 전 마케팅으로 충무로에 뛰어들었고 한동안은 마케팅사인 시네라인Ⅰ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친구"를 시작으로 제작에 전념했고, 지난 4년간 "오로라" "야생화" 등 서너편의 작품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엎어졌고, 지난해말에는 "청연"으로 가슴에 화상을 입었다. 오랜기간 준비해 야심차게 스타트를 했지만 도중에 제작비 초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작권을 포기해야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잉태했던 "청연"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다.
""청연"은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그만큼 제작진이 공을 들였고, 해외에서 담아온 영상도 빼어나다." 시네라인Ⅱ는 현재 4편의 영화를 개발하고 있다. 그중 두 편이 또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친구" "청연" "말아톤" 모두 실화를 기본으로 한 작품. "주변에서 회사 이름을 "시네라인"이 아니라 "실화라인"이라고 바꾸라는 농담을 하더라. "현실이 보다 영화적"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허구였다면 억지스러울 수 있는 소재도 실화이기에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시네라인Ⅱ에서 준비 중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해외 입양아가 성인이 돼 친아버지를 찾는 내용인 "나의 아버지 이야기"와 박정희 정권 시절 선감도에서 운영되던 부랑아 수용소의 이야기를 그린 "뭉치".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평생 좋은 영화 딱 10편을 만드는게 소원이다. "파이란" 같은 작품이 좋고…. 만들기 위해 만드는 것은 싫다. 정말 좋아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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