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경 "사회봉사가 꿈이에요"

2004. 12. 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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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그녀는 사람들을 웃긴다. 어째 날이 갈수록 더한 것 같다. 특히나 연기가 뜸한 요즘에는 그녀가 원래 개그맨이 아니었나 착각하게 할 정도다. 내심 걱정이 돼, "연기 좀 하라"고 했더니, "성원에 힘입어 내년 쯤에 하나 출연해주지"라며 특유의 농담으로 받아친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그녀가 연기에 매진하지 못했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연예인들의 봉사단체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의 살림을 꾸려나가느라 지난 2년간 정신없이 바빴던 것이다. 물론 겉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가끔 `따사모"의 각종 행사에 그녀가 참석했다는 사실 정도가 알려졌을 뿐. 그러나 김원희는 그 사이 `따사모"의 수석총무위원을 맡아 얼마전 이 단체를 사단법인으로 출범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모든 경비 계산을 맡아 한 것은 물론, 연락책이 되어 회원들을 독려도 하고 `협박"도 하며 모임을 꾸려왔다.

오락 프로그램 `대한민국 1교시"와 `놀러와"의 MC를 맡아 밤시간 시청자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명랑소녀가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고 `따사모"를 꾸려온 사연을 들어봤다. 그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면, 그동안 `따사모"에 대해(혹은 김원희에 대해) `가벼웠던" 시선이 새로워질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무를 맡고 있더라. 의외다.

▲2003년 4월 출범 때부터 맡았다. 장난 아니다. 돈 계산 하는데 죽는 줄 알았다. 부총무위원인 (김)정은이랑 계산 맞추느라 새벽 4시까지 서로 전화를 붙들고 있었던 적도 있다. 사실 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맡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돈 계산에 치밀하지 못한 점에서) 나보다 더 심하다.(웃음) 그나마 이번에 사단법인이 되서 이제 돈 문제는 내 손을 떠나게될 것이다. 다행이다.

--그동안 운영비를 어떻게 조달했나. ▲정기적으로 한달 회비가 있다. 그런데 그보다는 지각비(5만원)와 결석비(10만원)가 훨씬 쏠쏠하다. 아주 철저하게 싹싹 긁어모았다. 다들 스케줄이 바빠 참석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벌금으로 한번에 목돈이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도 꼬박꼬박 잘 낸다. (장)진영이 같은 경우도 `청연"의 해외 로케이션 때문에 벌금을 많이 냈다.

또 봉사모임답게 모임도 절대 비싼 식당에서 안 한다. 개인적으로야 좋은 곳에도 갈 수 있겠지만, `따사모" 모임은 그럴 수 없지 않은가. 싼 곳을 섭외하고 거기서도 사진을 찍어주는 방식 등으로 할인을 받았다. 그렇게해서 식사비로 갹출한 돈에서도 남겨 회비로 입금했다. 바자회도 개최한다.

--자주 모이나. ▲물론이다. 정기모임은 한달에 한번이고 비상시에는 한달에 두번 이상 만난다. 회의할 때 브리핑도 하고, 의견이 안 맞으면 고성도 오간다. 정은이가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워드로 쳐온다. 참, MT도 두번 다녀왔다.

--처음에 어떻게 의기투합했나. ▲장동건 정선경 김정은 안재욱 등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이 모아졌다. 처음에는 어렵게 생활하는 연기자 선배님들을 돕자는 취지였다. 이미경 선배 폐암 투병 때도 원자력 병원 측과 협의해서 진료비 50% 할인을 받아냈고, 전액을 우리가 지불했다. 연예인들은 퇴직금도 연금도 없지 않나. 그런데 얼굴이 알려져있어 어려워도 어디가서 아쉬운 소리도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어려운 선배님들의 병원비와 자녀들 등록금을 내주기 시작하면서 점차 여러 방면으로 봉사를 늘려나갔다.

--어떤 일들을 했나. ▲꼭 돈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이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청소년 폭력방지대책위원회에서 1년에 한번씩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하는 `애플데이 화해의 날"이라는 행사가 있다. 작년에는 내가 사회를 봤고 올해는 차태현과 이훈이 했다. 김효진 박선영은 소아암 환자를 도우면서 뿌듯함을 느꼈고, `나눔의 집"에도 갔다. 다들 처음에는 소극적이다가도 일단 한번 현장에 나가면 그다음부터는 아주 적극적으로 나선다. 각자 모교에 장학금도 지원한다.

--지난 1일 출범식 때 98%의 출석률에 놀랐다.

▲일일이 전화도 하고 휴대폰 2개를 손에 들고 문자를 보낸다. 회신도 빠짐없이 체크한다. 기본적으로 회장님(이경호 방송연기자협회장)이 워낙 엄하시다.

--사단법인이 됐다.

▲사단법인 허가나기 무척 힘들었다. 그동안 서울시청 사회복지과를 몇번 찾아갔는지 모른다. 하다보니 욕심이 생겼다. 좋은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어진 것이다.

그런데 걱정이다. 만들어놓고 막상 기부를 못 받으면, 그래서 유야무야되면 `그럼 그렇지 연예인들이 별수 있냐"는 말이 나오지 않겠는가. 우리는 이 모임을 100년, 200년 꾸려나가고 싶다. 그래서 이번에 출범식도 한것이다. 그동안은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라 했다고 조용히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기부금을 유치해야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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