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내분.. 신임 국장측과 마찰 고위 간부 잇단 사표

2004. 11. 14. 06: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고위 간부들이 포터 고스 신임 국장측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잇따라 사표를 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지난 7월 조지 테닛 전 국장의 사임 후 국장 직무대행을 지냈던 존 맥롤린 부국장이 12일 사퇴한 데 이어 해외공작 총책인 스티븐 캡스 작전국 부국장도 패트릭 머리 국장 비서실장과 의견 충돌이 있은 후 사표를 냈다.

32년간 CIA에 몸담았던 맥롤린 부국장은 사퇴성명을 통해 “전적으로 개인적 결정”이라며 “이제는 다른 곳에서 봉사해야 할 때라는 판단을 내리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상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캡스 부국장은 고스 국장과 백악관측의 만류로 15일까지 최종 결심을 일단 미루기로 했다.

미 언론들은 이들 외에도 여러 간부급 비밀요원들이 CIA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CIA 전・현직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특히 맥롤린 부국장은 고스 국장의 CIA 운영 방식에 실망,사표를 내기 전 고스 국장에게 머리 비서실장의 전횡으로 간부들의 항의성 사퇴가 확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CIA 출신으로 하원 정보위원장을 지내다 CIA 국장에 임명된 고스 국장은 CIA 출신인 자신의 의회 보좌진을 비서실장과 인사・예산 등의 핵심 부서장으로 기용해 이들과 기존 간부 사이에 마찰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 20년 가까이 CIA에서 활약한 전 고위 간부들이 고스 국장에게 이같은 조직운영에 관련된 사항들을 조언했으나 고스 국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간부들은 “고스 국장이 CIA내 고위 간부들과 고립돼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CNN 방송도 이같은 사표 움직임에 대해 최근 고스 국장이 CIA 내부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 고위 관계자와의 마찰이 계속되면서 빚어낸 혼란의 결과라고 보도했다.

올초 미국이 수행하는 테러와의 전쟁 방식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제국의 오만’이라는 책을 펴냈던 CIA 정보분석가 마이클 슈웨어가 사직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언론과의 접촉을 통한 슈웨어의 이라크 전쟁 비판에 대해 CIA가 대외활동을 금지시키고 징계할 움직임을 보이자 그는 CIA를 떠났다.

고스 국장과 고위간부들의 갈등이 증폭됨에 따라 CIA가 알 카에다의 테러 위협과 이라크 저항세력의 증대,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복귀 움직임,정보기구 개편 등의 중요 과제를 앞두고 사상 최악의 내분을 맞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전직 간부는 “간부급 비밀요원들이 떠나도 중간층이 승진,결국 해내게 되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경험과 능력부족 현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유신기자 ys5@kmib.co.kr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