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주말! 영화와의 만남> "우리형" 외

2004. 10. 1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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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문동섭 기자] ▲ 영화 <우리형>의 포스터 ⓒ2004 (주)진인사필름 영화 <가족>이 극장가에 잔잔하지만 힘 있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족을 소재로 한 또 한편의 영화가 지난 주말 개봉됐다. 신하균, 원빈 주연의 영화 <우리형>이 그것.태어날 때부터 언청이(구순구개열)라는 아픔을 갖고 있는 형 성현(신하균 분), 유약한 성현을 지극한 사랑으로 감싸는 어머니(김해숙 분), 형에게만 지극정성인 어머니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형에 대한 원망으로 반항적이고 거친 삶을 살아가는 동생 종현(원빈 분).영화는 이들의 크고 작은 갈등과 아픔을 가족애라는 근원적인 사랑으로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웃음과 따뜻함으로, 때론 짠하게 그려 내고 있다.

영화 <우리형>은 꽤 괜찮은 이야기와 신인감독답지 않은 안정감 있는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라는 좋은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

그것은 관객들이 기존 영화에 갖고 있던 이미지 때문이다. 영화 <우리형>은 700만 명이 보고 간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와 많이 닮아 있다.

<우리형>으로 데뷔한 안권태 감독은 <친구>의 조감독 출신이며, 영상을 책임지고 있는 두 축인 황기석 촬영감독과 신경만 조명감독 역시 <친구>에서 촬영과 조명을 맡은 이들이다. 주연을 뺀 나머지 일부 출연진 역시 <친구>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다. 거기에다 영화 전반에 걸쳐 보여지는 교복, 학교, 경상도 사투리, 바다 이러한 배경적 요소들은 <친구>의 그것과 너무나 닮아 있다.

또한 <우리형>에서 성현과 종현이 연정을 품는 미령(이보영 분)이 <친구>에서 준석(유오성 분)과 상택(서태화 분)의 사이를 오갔던 진숙(김보경 분)의 설정과 흡사하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친구> 뿐만 아니라, <우리형>의 영상과 배경은 심지어 <친구>의 소도시 버전이라고 일컫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 <똥개>와도 닮아 있다. 영화 <우리형>에서 종현과 맞짱을 뜨는 쫄바지(김태욱 분)의 캐릭터는 영화 <똥개>에서 철민(정우성 분)과 대립구도를 형성했던 진묵(김태욱 분)의 캐릭터와 흡사한 것이 그 한 예이다.

즉, 곽경택 감독이 <친구>에서 보여주고, <똥개>로 한 번 더 우려먹은 영상과 배경을 안권태 감독의 작품에서 다시 봐야하는 식상함을 관객들이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큰 축을 이루는 신하균과 김해숙의 연기는 출중하나 이미 그들의 전작에서 보았던 연기들이라 역시 신선함이 떨어져 보인다.

신하균이 연기한 성현은 마음 속 깊이 사랑을 간직한 채 인내하는 한없이 착한 캐릭터이다. 이는 그의 전작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승재의 캐릭터와 거의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억척스러운 생활력과 자식에 대한 편애를 보여주는 어머니 김해숙 역시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에서 보여주었던 어머니의 모습과 매우 닮아 있다.

영화 <우리형>은 이처럼 관객들이 기존에 맛봤던 배우들의 연기와 이미지들를 다시 한 번 보여줌으로써 영화의 신선도가 다소 떨어져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원빈이라는 비장의 카드가 있었으니…. ▲ 영화 <우리형>에서 원빈의 모습 ⓒ2004 (주)진인사필름 원빈이 맡은 종현역은 변화무쌍한 캐릭터이다. 종현은 형 같은 동생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반항적이고 거칠지만 여린 마음을 갖고 있으며, 무식하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아는 캐릭터이다. 또한 원망, 애증, 미움, 사랑, 분노, 슬픔 등 심리적 변화가 매우 다양한 역이다.

원빈은 이처럼 상당히 모순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기해 냄으로써 영화의 흐름에 단절감을 주지 않는다. 원빈은 영화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빈은 이 영화를 통해 얼굴만 잘 생긴 꽃미남 인기스타가 아닌 얼굴도 잘 생기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의 모습을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원빈의 연기는 영화 <우리형>이 갖고 있는 식상함을 충분히 날려 버릴 정도의 파괴력이 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형>은 한 번 봐 줄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문동섭 기자-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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