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해체론.. 공화당 제안에 CIA・민주당 반발
[오마이뉴스 김태경 기자]세계 최대의 정보기관인 CIA를 해체하는 방안이 미국 안에서 나와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미 상원 정보위원장인 팻 로버츠(공화) 의원은 지난 22일 미 CBS "국민과의 만남" 프로그램에 나와 CIA를 사실상 해체하고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들의 정보 수집업무를 국가정보국장에게 이관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미 의회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미국 안 15개 정보 관련 기관을 통괄하는 국가정보국장직 신설을 제안했었다.
로버츠 위원장이 제안한 안은 CIA의 작전국, 정보국, 과학・기술국 등 핵심적인 3개 국을 새로운 이름을 갖는 별도의 기관들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 각각의 기관은 국가정보국 차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국(NSA) 등 3개 정보기관을 국방부로부터 분리해 국가정보국장 관할로 이관하도록 돼 있다.
로버츠 위원장은 "CIA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3개 주요 부분으로 나눠 새 이름을 부여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안은 사실상 CIA를 해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로버츠 위원장의 안은 공화당 소속 8명 의원들의 동의를 받았을 뿐 아직 백악관이나 민주당과 협의를 거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방송에 나와 민감한 주장을 했기 때문에 격론이 벌어지게됐다.
일단 당사자인 CIA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존 맥롤린 CIA 국장대리는 23일 성명을 내고 "나는 분명하게 반대입장을 밝힌다"며 "이는 개악이다. 설사 이 계획대로 개편된다고 해도 CIA는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사임한 전 CIA 국장 조지 테닛도 성명을 내고 "로버츠 위원장의 안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손상시킬 것"이라며 "이는 뭔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위해 조직을 뒤흔들어 놓는 잘못된 계획"이라고 맹비판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존 록펠러 의원도 "개편안은 궁극적으로 알-카에다나 다른 테러조직과의 전쟁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CIA를 해체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대단한 실수"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정보기관의 개편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미 의회 9・11 조사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15개 정보 기관들을 통합하고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직 신설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미국이 테러에 취약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많은 정보기관들이 따로따로 놀고,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따라서 해결방안으로 이들 정보기관들을 통괄하는 국가정보국장 신설이 건의됐다.
그러나 과연 국가정보국장에게 각 정보기관들의 예산 및 인사를 통제할 권한을 줘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현재로서는 국가정보국장에게 예산 및 인사권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국가정보국장이 각 정보기관들을 통제할 힘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김태경 기자-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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