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선제공격 경고"는 북한이 元祖(?)
(서울=연합뉴스) 정일용 기자 = "선제공격권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알리샴카니 이란 국방장관은 18일 대미(對美) 선제 공격권은 이란에도 있다고 경고했다.
샴카니 장관은 알-자지라 방송과 회견에서 "남들이 우리에게 하는 짓을 가만히앉아 지켜보진 않을 것"이라며 "일부 이란군 지휘관들은 미국이 거론하는 선제공격이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샴카니 장관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 부셰르의 원자력 발전소를 공습할경우 네게브 사막의 디모나 핵시설을 보복공격하겠다는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경고 뒤 수시간만에 나왔다.
이란 정계와 군부 인사들의 잇단 강경발언은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현실적 가능성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선제공격권이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샴카니 장관의 경고는 북한 관찰자들에게는 귀에 익숙한 발언이다. 북한발로는 수년 전부터, 가깝게는 최근들어 북ㆍ미 핵회담이 틀어지면서부터 여러 차례 들어온 말이다.
북한은 `작전계획 5027-04", 미 해군 스테니스 항모 전단의 한반도 근해 배치계획, 미국의 주한미군 무력증강 계획, F-117 스텔스 전략폭격기ㆍF-15E전폭기, 을지포커스렌즈 한ㆍ미 합동군사훈련 등을 거론할 때면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 준비를갖추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때마다 "선제공격권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 16일 평양방송이 "우리 공화국(북)을 노린 미국의 핵선제공격 기도가 나날이 우심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북)와 미국이 기술적으로는(정전협정 상으로는)아직도 전쟁상태에 있는 조건에서 선제공격은 미국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주장한 것은 최근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이란과 북한이 똑같이 대미 선제공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란은 중동 주둔 미군과 이스라엘 핵시설 등 자국 주변적대세력을 선제공격 대상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북한은 미국 본토를 선제공격 대상에 포함시키고 그것도 핵공격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평양방송은 "미국이 소형 핵무기로 북한의 전략시설과 지하구조물에 불의의 핵선제타격을 가해 북한의 전쟁수행능력을 무력화시킨 다음 쉽사리 공화국(북) 전역을 점령하려 하고 있다"고 미국의 `핵무기 상용화에 의한 핵전쟁 가능성"에 극도의 경계심을 보였다.
방송은 곧바로 "그러나 미제는 심히 오산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핵전쟁에서는승자와 패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에서 핵버섯구름이 피어오를 때 조선반도만이 핵전쟁의 피해를 보고 미국땅은 무사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무지는 없을 것"이라고 미 본토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보유한 듯이 호언했다.
즉 미국이 선제공격한다면 북한도 선제공격을 하거나 아니면 동시에 맞대응을할 수 있다는 주장이며, 이런 주장을 이란이 원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ci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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