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테닛 국장 사임 놓고 추측 난무
"정치적 희생양 됐다"가 압도적 다수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이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까지 나서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정보 판단 오류" 때문이아니라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했다고 강조했지만 유럽 언론은 4일 일제히 "테닛은희생양이 됐다"고 논평했다.
독일은 테닛 국장 사임이 11월로 다가온 대선과 직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는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이라크 전쟁 정보 판단 오류와 관련이 있는 고위 관리를 폐기처분함으로써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테닛 국장을 옹호했지만 재선전략에 부담이 되자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그를 밀어냈다는 것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는 유럽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트랩을 내려오면서 손에 `테닛"이란 이름표가 붙은 머리를 들고 내려오는 모습을 그린 만화를 게재해 "부시 대통령이 테닛의 목을 잘랐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3일 유럽으로 떠나기 직전 워싱턴의 앤드류 공항에서 기자들과만나 테닛은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했다면서 "나는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말했다.
블레어 총리도 4일 BBC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한 테닛 국장은 이라크 전쟁이나 9.11 테러와 관계없이 사임했다"며 "스스로 개인적인 이유로 CIA를 떠나게됐음을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언론은 용도 폐기된 테닛 국장이 `희생양"으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부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테닛이 `값싼 희생"을 자처했다"고말했고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테닛이 밀려났다"고 논평했다.
더 타임스는 이라크 전쟁으로 가는 과정에서 유사한 잘못을 범했던 영국의 존스칼렛 합동정보본부(JIC) 의장은 해외정보국장(MI6)으로 영전한 반면 미국의 테닛국장은 사임하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면서 이는 양국의 정치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프랑스의 정보 전문가 알렉시 드바는 "테닛 국장은 전형적인 `예스 맨"으로 부시가 듣고 싶어하는 말만 했던 인물이었다"고 혹평하면서 "부시 행정부와 타협했지만 끝내 중도하차라는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l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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