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는 누구인가

1999. 5. 1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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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 11일 밤 방송사상 초유의 `주조정실 점거'로 정규방송 중단사고를 일으킨 만민중앙교회는 오래 전부터 이단시비를 빚어온 교회다.`

82년 5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목회활동을 시작한 예수교대한연합성결교회의 이재록 목사는 선교 17년 만에 만민중앙교회를 신도 6만여명의 대교회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목사 신격화 등으로 교계내에서 자주 말썽을 빚어왔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지덕)가 지난달 30일 이단으로 판정하기에 이르렀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최건호)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이재록씨 이단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목사 신앙관의 문제점은 ▲계시관 ▲종말론 및 내세관 ▲인죄론(因罪論) ▲교회론 ▲구원론 및 신격화 등 모두 5개 부분.

이목사는 만민중앙교회를 개척할 당시부터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목회를 시작했고 40일 금식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대언자(代言者:하나님의 말씀을 대신 전해주는 사람) 한정애 전도사를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한정애씨는 이목사와 결별한 상태로 이목사를 `가짜목사'라고 비판하며 만민중앙교회의 이단성을 고발하고 있다.

이목사는 요한이 밧모섬에서 계시를 받은 것처럼 자신도 계시를 받았으며 천국에 대해 받은 계시만도 대학노트 100페이지가 넘는다고 말한다. 또 하나님, 예수님, 선지자, 사도들의 모습이 자신이 안수한 카메라에 잡혔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목사의 모습이 해와 달과 별에 나타나 전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심지어 헌금봉투에도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단대책위는 이목사의 주장은 대언이나 직통계시를 `성경계시'와 동일시하는 오류를 저지른 것이며 극단적인 신비주의 이단자들의 특성이라고 지적했다.

또 "천국은 5단계로 이뤄져 있고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은 마지막 단계인 `새 예루살렘'으로 갈 수 있다"는 주장이나 "98년 7월 3일과 17일 자신의 요청과 기도로 하나님이 많은 선지자를 대동하고 만민중앙교회에 오셨다"는 대목도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만민중앙교회에만 구원이 있는 것처럼 설교하는 것도 교회의 속성인 ▲단일성 ▲보편성 ▲사도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게 이단대책위 조사위원들의 견해이다.

이밖에 이단대책위가 예로 든 이목사 신격화 발언은 "▲내가 아브라함 등 모든 선지자들과 주님의 제자들을 부르면 그들이 나에게 인사를 한다 ▲부모로부터 받은 피를 다 쏟고 죄가 없는 피를 받아 원죄와 자범죄(태어난 이후 지은 죄)가 다 없어졌다 ▲나의 영이 하나님의 보좌 왼편에 앉아 있다 ▲물 위를 걷는 것 외에 성경 66권의 말씀을 다 이뤘다 ▲영안(靈眼)으로 보면 하나님의 모습이 보이는 데 큰 입과 빨려들어갈 것 같은 눈이 나와 닮았다 ▲병든 사람도 내가 기도한 손수건만 만지면 치료된다" 등이다.

그러나 이재록 목사는 지난달 26일 한기총으로 내용증명우편을 보내 "충분히 검증받지 못한 조사위원들이 2∼3개월이라는 짧은 조사기간에 당사자의 의견청취도 없이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재조사를 요청했다.

그는 "조사위원 중에서 만민중앙교회와 갈등을 빚었던 사람을 배제해 공정성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재조사 이후 잘못된 것은 시정하고 부족한 것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기독교계 일각에서도 만민중앙교회의 문제점은 인정하면서도 일부 조사위원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라든지, 이단대책위 연구결과를 대표회장의 결재도 없이 서둘러 발표한 점, 이단대책위의 `금품요구설'등이 난무하는 점 등을 들어 판정의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민중앙교회와 이목사는 방송사의 정규방송을 중단시킨 11일 사태로 말미암아 개신교계 안팎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신교계 단체와 교계언론들도 한기총의 이단 판정 이후 만민중앙교회와의관계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목사의 설교를 매주 1회 내보내던 극동방송도 이를 곧바로 중단했으며 민족복음화운동본부의 신현균 총재도 "나와 연관된 모든 단체의 직책에서 이목사의 명의를 삭제했으며 이 사실을 만민중앙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heeyon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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