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고통스러운 특전동지회 회원들
(서울=연합) 孟燦亨기자 = "작은 봉사를 통해 광주시민들에게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으려 하지만 해마다 5월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광주'와 `공수부대'라는 단어가 괴로울 따름입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특전동지회(회장 李忠錫)사무실에 모인 회원들은 `국민의 정부' 출범후 처음 맞는 감회를 이렇게 밝혔다.
특전동지회는 지난 88년 당시 각 지역별로 흩어져있던 공수부대 출신들의 소규모 모임을 통합하면서 출발, 현재 7만여명이 공식회원으로 가입해 범죄예방과 인명구조, 청소년선도 활동 등을 펴고 있다.
회원들은 80년 5월 공수부대의 `화려한 외출'작전이후 광주시민들에게 `무서운 가해자'로 낙인찍혔지만 자신들도 상부의 명령에 등을 떠밀린 가엾은 피해자일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회원은 "당시 군복을 입고 있던 우리들은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며 "지금까지 민간인들의 피해보상 문제는 공공연히 논의돼 왔지만 아직도 보훈병원에 누워있는 회원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이 마음까지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광주 진압작전에 참가했던 공수부대원들의 망월동 묘역 참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회원들은 여전히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들은 지난 10일 특전동지회 광주.전남지부 회원 19명이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를 참배했고 다른 예비역 공수부대원들의 개별 참배도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심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들 역시 피해자라는 억울함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전동지회의 한 간부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회원들의 생각은 다양할 수밖에 없고 망월동 참배문제도 이러한 차원에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며 "지역별로 진행되는 봉사 실천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갈 뿐 동지회 차원에서 어떤 공식적인 변명이나 의사표명을 할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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