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에 쏘나타연극賞 등장

1996. 7. 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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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순수예술 연극의 창작 활성화와 대중화를 목적으로 매년 개최되는 서울연극제에 올해에는 특정 재벌의 브랜드를 의미하는 시상이름이 등장할 전망이어서 재벌을 위한 홍보용 행사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연극인들 사이에 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9월1일부터 45일간 열리는 제20회 서울연극제에 1억원의 후원금을 내는 대신 대상(大賞) 다음의 우수작품에 주어지는 賞을 자사 자동차의 브랜드를 딴 `쏘나타연극상'으로 정한다는 등의 계약을 연극협회측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현대자동차측은 "작년 서울연극제의 경우 8천5백만원을 지원하는 대가로 `현대연극상'을 제정했으나 `현대'라는 단어가 현대자동차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는 판단에서 `쏘나타연극상'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으며 협회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측은 "기업들은 상업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없다"면서 "연극협회측이 당초의 약속을 변경하면 지원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연극제 시상은 ▲대상 ▲현대연극상 ▲개인상(연출상,희곡상,연기상, 신인상,신인연기상,무대미술상,특별상) 등으로 이뤄졌다.

지금까지 스포츠나 바둑이 아닌 순수 공연예술행사의 시상이름에 대기업의 브랜드가 직접 들어간 경우는 없었다.

이와 관련, 상당수의 연극인들은 시민들의 예술축제이기도 한 서울연극제가 특정 대기업의 행사로 오인되고 그 순수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한 연극인은 "재벌들의 성장은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희생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문화사업에 대한 지원은 대기업들의 책임이자 의무일 수도 있다"면서 "순수 예술행사를 상품선전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발상 자체를 납득할 수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극협회 鄭鎭守이사장은 "시상이름에 특정 기업의 브랜드명이 들어가는 것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지만 재정형편이 어려운 협회로서는 연극발전을 위해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게 이사회나 극단대표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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