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최대규모 순우리말 사전 출간
한글문화연구회,고유낱말 8만2천여개 수록
의미.영역별로 `말갈래' 구분,북한말 병기
(서울=연합(聯合)) 崔在碩기자= 제5백47돌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 고유 낱말만 실은 사전으로는 최대 규모의 순우리말 사전이 발간돼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한글연구단체인 「한글문화연구회」(이사장 朴容秀)는 8일 각 지방 사투리와 북한말을 포함해 8만2천여개의 우리 고유 낱말만을 담은 「겨레말 갈래 큰사전」을 발간,오는 9일 한글날부터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 사전은 순수 우리말을 쉽게 되살려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음과 모음의 순서에 따른 기존의 국어사전 편찬방식에서 벗어나 의미및 영역(분야)별로 `말갈래'를 나누어 어휘를 싣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겨레말 갈래 큰사전」은 특정한 영역에 많이 쓰이는 낱말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는데 편리할 뿐 만 아니라 해당 영역의 문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나아가 사용하고자 하는 낱말을 쉽게 선택해 씀으로써 바르고 효과적인 표현을 나타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 사전은 南-북한(北韓) 간의 언어의 이질화를 막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 각 올림말(단어를 의미함)의 설명란에 같은 뜻으로 쓰이는 북한말과 사투리를 곁들였다.
총 8만2천7백19개에 이르는 올림말 중 약 30%가량에 이에 해당되는 북한말을 부기해놓고 있다.
「겨레말 갈래 큰사전」은 수록된 8만2천여개의 우리 고유어를 사람,생활,문화,산업,사물,자연,동물,식물,소리와 빛깔 등 9개의 `말떼'로 분류하고 다시 품사에 따라 73갈래,말의 씀씀이에 따라 2백4갈래로 각각 세분했다.
예를 들어 `음식'에 대한 우리말을 알고 싶을 경우 `생활'편의 `식생활'란을 찾으면 음식에 대한 갖가지 우리말을 찾을 수 있도록 돼 있다.
「겨레말 갈래 큰사전」이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에는 한글문화연구회 이사장이면서 시인 겸 재야 사진운동가로 보다 더 잘 알려진 朴容秀씨의 지난한 노력이 있었다.
朴씨는 지난 78년 한국현대사를 주제로 한 서사시를 순 우리말로 쓰려고 했으나 국내에 나와있는 사전을 전부 뒤져도 시의 내용에 적합한 우리말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우리말 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한 朴씨는 기존의 국어사전들을 정독하면서 7년여동안 순수한 우리말을 수집한 뒤 2년간에 걸쳐 `말갈래'방식으로 어휘를 분류,지난 89년초 3만5천단어 규모의 <우리말 갈래 사전>을 펴냈다.
특히 이 사전은 그해 평양(平壤)을 방문했던 文益煥목사가 金日成주석에게 선물로 건네줌으로써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 뒤 朴씨는 재야 출신 야당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국고 1억원을 지원받아 사단법인 `한글문화연구회'를 설립,전문적이고 본격적인 우리말 사전 편찬작업에 들어갔다.
대학 국문과 출신의 젊은 연구위원들과 함께 북한의 `현대 조선말사전'까지 뒤지는 3년여에 걸친 각고의 노력끝에 이번에 서울대 金은전,朴갑수,金대행 교수의 감수를 거쳐 서울대 출판부의 도움으로 이 사전을 출판하게 된 것이다.
朴씨는 "남과 북의 이질적 언어가 앞으로 계속 다른 길을 간다면 겨레의 통일은 더 멀어질 것"이라면서 "통일맞이 큰 잔치마당에 올릴 술 한동이 빚는 마음으로 사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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